철학적으로 널 사랑해
'동물성에 빠지기 쉬운 것은 영혼이지 육체가 아니다. 인간이 존재와 소유를 혼동할 때. 즉 겉모습에 얽매이고, 소유에 굶주리고, 한마디로 세상의 비속함에 종속되어 있을 때, 육체(소마 soma)는 영혼의 무덤(세마 sema)이 된다. 육체가 영혼의 감옥이 되는 것이다.' - p.74 -
인간관계에 있어서 스스로의 시선보다 타인의 시선, 주변인의 시선을 더욱 신경쓰게 된다. 나는 그렇지 않게 생각하면서도 세상이 그러하다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것은 스스로를 배반하는 것이고 타인에게 거짓된 행동을 보이는 것인데, 왜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조건의 법칙을 조용히 받아 들여야만 한다. 우린 늙고, 쇠약해지고, 질병에 걸리는 존재들이다.'<몽테뉴'수상록'中> - p.228
사랑이 다가 오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상태인가? 나이가 많아서 또는 나이가 적어서, 건강이 나빠서 등의 자신의 처지에 따라 사랑을 하게 되고, 밀어내고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나? 전염병처럼 스스로도 어쩔 수 없이 걸려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중독인데. 사랑이 다가오는 것처럼 생이 부여하는 조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
'소유하지 않은 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을 절대로 소유할 수 없다는 뜻이다. ' - p.319 -
결핍이 없다면 사랑을 원하게 될까? 한 번도 갖아보지 못한 것들이 생을 밀고 나갈 때도 있다. 절대로 완전히 내 것이 된다면 누가 사랑을 원하겠는가. 스스로 완벽한 존재라면 누군가를, 사랑의 감정을 원하게 될까?
'스탕달의 언어로 하자면, 결정 작용을 벗어나야만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다. 프로이트의 언어로 하자면 나르시스적인 투사를 벗어나야 하고, 사르트르의 언어로 하자면 상상력을 발동하게 만드는 함정을 벗어나야만 한다. 상대를 사랑하기 전에 먼저 그를 아는 것, 그를 알기 위해 배워 가는 것. 사전에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작업을 할 줄 아는 것. 이런 것들이 사랑에서 나르시시즘과 환상 그리고 실망을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 p.321 -
사랑은 각각의 개체가 하는 것인데 보편화 시켜 바라 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사랑에 빠졌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이, 그 사람이 객관화 되어 보이게 되는 것이 자명한 일인데, 처음부터 그러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스스로가 만든 환상을 버리고 상대의 과거의 시간, 미래의 시간 그리고 현재의 시간을 오롯이 사랑한다면 실망 따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스스로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하느냐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의 자유 의지에 매혹당하는 것이고, 동시에 상대의 자유를 소유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점되도록 내버려 둔 자유는 더 이상 자유가 아니다. 사랑에 빠진 자에게서 볼 수 있는 해결되지 않는 모순은 그가 사랑하는 상대를 물건 소유하듯 소유하길 바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는 특별한 형태의 소유를 원한다. 자유로서의 자유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사르트르> - p.340 -
상대의 자유스러운 모습이 좋아서 사랑에 빠졌음에도 왜 사랑을 시작하면 그 자유를 구속하려고 하는 것일까? 사랑이 변하 듯 자유의 개념이 변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랑은 또 다른 구속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한데. 관심과 간섭. 간극이 너무 크다.
'열정이 열정으로 남기 위해서는 절대로 일상과 뒤섞여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 p.341 -
상대의 소소한 일상을 궁굼해 하는 것은 분명 사랑일 텐데 상대가 나의 소소한 일상을 궁굼해 하는 것이 구속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사랑을 사랑으로 지속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사랑이 일상이 되어버린다면 결핍이 결여되어 누가 사랑을 원하게 될까?
'사랑은 하나의 상태가 아니다. 행동하고 되어 가는 것이다.' - p.387 -
처음부터 완벽한 사랑은 없다.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웃어 주고, 귓가에 이야기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만들어 가는 것. 진행형이 아니라면 사랑은 순간의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 순간을 오래도록 지속되어지게 하는 것. 그것이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지식이 아니고, 수련이다.' - p.398 -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 / 올리비아 가잘레]
사랑은 내가 살아 온 삶과 상대가 살아 온 삶이 만나는 것. 그리고 함께하는 삶을 만들어 가는 것.
쉽게 읽기 위해 구매한 책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굳이 이성애에 국한시켜 생각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많은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그 관계에 대한 고민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시름거리며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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