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7(책)......!!

 

 

......힘이 있다면 누가 희망 따위를 바라겠는가. 이 세상에 이토록 많은 희망이 필요한 이유는 힘없는 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p.12

94년 장마가 한참 진행되던 그 시기에 시집을 읽고서 설레여하는 나에게 그 사람이 내게 말했다. 너처럼 세상을 모르는 애가 그런 책은 읽는게 아니라고.......세상을 모르고 오로지 책이 전해주는 이야기만 오롯이 받아들이고 감동하던 십대의 끝자락.....같은 시집을 보면서 나는 사랑을 보았고, 그 사람은 희망을 보았다. 그 당시 그 사람이 어떤 희망을 꿈꾸고 있었는지 알게 될까봐 여전히 그 시집은 책장 한 구석에 얌전히 앉아있다.

'가지지 못한 것들이 나를 밀고 나간다.' p.106

외로움이란,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필요한 감정......p.118

처음부터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외로움 따위는 없어야하는 것이 정답일진데......앞으로 밀고 나가지도 못하면서 이 불안한 외로움이란.......이런 감정이 간혹 봄에만 찾아오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늘 언제나 처럼 내곁을 맴도는 이 불안한 외로움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늘을 올려다 본다. 무심한 척 올려다 보지만 부끄럽게도 난 불안하고 외롭다.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우리가 맞잡은 두 손, 놓치지 않으려고 힘을 주던 그 뼈와 근육과 핏줄 들이 내가 아는 사랑의 거의 전부야. 그것 말고 또 무슨 사랑이 있을까? 다만 그 손을 놓을 수 없었다는 사실 말고......p.281(원더보이/김연수)

손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사랑인 것인지, 손을 잡고 있는 상태가 사랑인 것인지......음......봄바람이 차게 느껴지는 요즘은 따뜻한 사람의 체온이 그리워진다. 사랑이라는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단순한 행위가 아닐까?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것과 같은 것들 말이지......손을 잡는다거나 안아주거나.......

지구상에 존재한 호모사피엔스의 숫자는 106,500,000,000(1천 65억......)......

우주의 나이는 137억 살......

우리 은하에 어림잡아 3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

우주 저편에서부터 바람이 불어 심장에 구멍을 뚷어버렸다. 현재 나에겐 구멍을 메울 그 무언가도 없는데......

연수의 책을 읽고 나면 나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두리번 거리게 된다. 서글픔과 당시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웠는지 하는 기억들과 함께......나는 과거에도 존재하고, 현재에도 존재하고, 아마도 짧은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모든 시간대에 비슷한 성향을 지닌 나라는 사람이 아침에 눈을 뜨고, 사람을 만나고, 잠을 설치며, 책을 읽고, 혼자 울겠지......

소주님을 모시고, 휘청거리며 산책을 하고 싶은 날이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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