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deo Modigliani (1884 - 1920), Alice, 1918, oil on canvas
앨리스, 수년 전 그 사람 지갑에 넣어 주었던 그림. 날 기억해 달라 하면서. 왜 이 그림이었을까? 기억이 없다.
모딜리아니 관련 책을 읽으면서 아!하고 익숙함에 발견한 그림. 그 사람의 낡은 지갑과 얼굴의 표정, 그날 공기의 색감들, 소리들.
아련한 것들. 젊은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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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투 - 이 그림 기억나요? 제가 지갑에 넣어 주었던 그림. 이름이 줄리였던가? 아닌가? 이 그림 맞죠?
ㅁ - 어 맞아. 이 그림이었던 것 같아.
투투 - 어릴 때도 제가 그림을 좋아했었나요? 이상하다. 모딜리아니 그림인 줄도 몰랐어요. 왜 이 그림일까요?
ㅁ - 네가 그림을 좋아하긴 했지. 네가 싫어하던 게 있었나?
투투 - 그날 날씨가 온통 회색이었는데. 공기도 무겁고 우린 서글펐는데...왜 서글펐을까요?
ㅁ - 난 기억나는 게 없어. 늙나 보다. 그림은 맞는데 기억나는 게 없어.
투투 - 저도 비슷해요. 아닌가? 잘 모르겠네요.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어요. 그리고 우린 잊어야 할 것들이 많지 않나?
ㅁ - 그건 맞아......
투투 - 망각이라는 거......때론 필요하기도 해. 고통스럽지 않을 만큼의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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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기억,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그가 모르는 그의 모습을.
그리고 그런 것들을 잊어도 좋다. 잃지만 않는다면.
예측할 수 없는 삶. 살아있다는 것은 喜!
지치지 않는 감정. 관여되어있음. 접촉. 살아있다는 것, 생명이 드러나는 것.
안녕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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