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8......!!

 

 

 

 

 

에곤 쉴레 '한 쌍의 여인' 1915년
종이에 연필과 템페라 / 48 × 32.7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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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바람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곤 한다. 때론 눈이 내리는 소리에, 비가 내리는 소리에....

일어나 거울로 가서 눈두덩이를 확인한다. 아직 죽지 않았구나....보여....그럼 바람도 불겠구나......

 

새벽 에곤 쉴레의 그림을 보다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를 생각하고....

(표지 디자인이 에곤 쉴레의 그림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책장에서 책을 꺼내 들고 뒤적뒤적 펼쳐보다가......

김윤아의 '야상곡'을 계속계속 반복해서 듣고......

한 동안 멍......하게 앉아있었다.....

울었던가..............

생각이라는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처음 생각이 어떠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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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터 우선 사랑해보고 그 다음에 떠들어라......잘 둘러봐,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광야야.

광야가 뭔지 알아? 자신을 하찬게 여기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자들이 머무르는 곳이지. ....."

나카지마는 눈을 감고 하이네의 시를 읊었다.

 

'어떻게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잘 수 있니.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너는 알겠지?
옛날의 분노가 다시 찾아오면, 나는 나의 멍에를 때려 부수겠어.

 

너는 그 옛 노래를 알고 있니? 그 옛날 한 죽은 소년이
 한밤 중에 사랑하는 여인을 제 무덤 속으로 불러들였다는 노래 말야

 

내 말을 믿어줘, 너 참으로 아름다운 나의 사랑아,
나는 아직 살아 있고, 모든 주검들보다 훨씬 힘이 세지!'

 

......

 

"그렇다면 나도 사랑이란 걸 한번 해보죠."
그 말에 나카지마가 한쪽 눈을 치켜떴다가 다시 감았다.


"그건 네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거야." (pp.25-27)


"나는 눈을 감았다. 눈동자. 내 눈동자. 두 개의 검은 눈동자. 어둠을 보지 못하고, 또 믿지 못하는 두 개의 검은 눈동자."

(p.226 , 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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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살아 있고, 모든 주검들보다 훨씬 힘이 세지!

나의 병든 시간들에게 독한 소주 한 잔 따라주고 싶은 날이다......

잠 들지 못하는 새벽.....바람이 길어지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

안녕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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