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 - 제주]
바람
잎을 떨치는
저것이 바람인가
전선을 울리는
저것이 바람인가
모습을 잃어
소리로만 사는 것인가
바람이여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바람이고 싶은
나는 무엇인가
바람이어야 하는
나는 또 무엇인가
모습을 벗고
소리마저 버리면
허虛는 마냥 실實인 것이니
바람이여
가서 오지 않은들
또 어떤가
임종국 유작詩/ 정운현, [임종국평전], 시대의창, 2006, p.450.
당도하지 못할 욕망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기분이다. 영원히 채울 수 없는 욕망. 바람이 묻어나는 모든 곳에서 욕망에 대한 희망과 절망을 느낀다. 언젠가라는 알 수 없는 시간을 스스로 기약하며 나는 위안한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다. 나의 삶에 주어진 시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휴...... 공허.
'米佛(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放下; (0) | 2020.12.26 |
---|---|
그날의 기록들; (0) | 2020.11.26 |
지독한 습관 같은 삶; (0) | 2020.10.26 |
습관 같은 일상의 틈; (0) | 2020.10.26 |
이천이십년 구월 (0) | 2020.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