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바람;








[202011 - 제주]





바람


잎을 떨치는

저것이 바람인가


전선을 울리는

저것이 바람인가


모습을 잃어

소리로만 사는 것인가


바람이여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바람이고 싶은

나는 무엇인가


바람이어야 하는

나는 또 무엇인가


모습을 벗고 

소리마저 버리면

허虛는 마냥 실實인 것이니


바람이여

가서 오지 않은들

또 어떤가


임종국 유작詩/ 정운현, [임종국평전], 시대의창, 2006, p.450.





당도하지 못할 욕망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기분이다. 영원히 채울 수 없는 욕망. 바람이 묻어나는 모든 곳에서 욕망에 대한 희망과 절망을 느낀다. 언젠가라는 알 수 없는 시간을 스스로 기약하며 나는 위안한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다. 나의 삶에 주어진 시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휴......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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