偽裝; 그냥 그렇게;
[20200326 - 20200422]
가짜 뉴스 장르의 달인이 <워싱턴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사람들은 확실히 멍청하다. 무엇이든 퍼 나르기만 할 뿐이다. 그 누구도 그 무엇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다. 허구에서 진실을 가려내려면 시간과 정보 이해력, 열린 마음이 필요한데 주의가 분산된, 양극화된 문화에서는 모든 것이 부족해 보인다. 우리는 곧바로 공유하고 싶어 한다. 바로 그 점이 조작을 쉽게 한다." (p. 148)
읽기 위해서는 모종의 침묵이 필요하다. ...... 하지만 과잉 연결된 우리 사회에서 그것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 이것은 우리가 바라는 관조가 아니라 이상한 종류의 주의분산, 그러니까 무엇이든 알고 있는 듯한 위장된 산만함이다. 그런 풍경 속에서 지식은 환영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속도가 우리를 계몽으로 이끌고,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 바로 반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속삭이는 심히 유혹적인 환영 말이다. ...... 읽기는 관조의 행동이다. ...... 그것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지형 속에서는 저항의 행동이다. ...... 그것은 우리를 시간과 더불어 생각하도록 되돌려놓는다. -디이비드 울린- (p.281)
...... 우리가 디지털 사슬 작용의 잠재적 위험을 모르고 있다가는 우리의 가장 반성적인 능력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결국 민주 사회의 미래에도 심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개개인의 분석적, 반성적 능력이 마비되거나 점점 사용되지 않는 것은 민주 사회에서는 최악의 적입니다.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어느 매체에 의해서든, 어느 시대에든 마찬가지입니다. -매리언 울프, 『다시, 책으로』, 어크로스, 2019, p.281.
저질의 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새로운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욕지기가 올라왔던 적이 몇 번이었던가. 우리의 의사를 대표해 달라고 뽑아 놓은 사람들의 입에서 과연 저런 소리도 인간의 언어인가 싶었던 적은 몇 번이었던가.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죄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나뿐이었을까? 인간 이하의 발언을 하는 사람들의 행태와 그들의 말과 행동에 동조하는 언론과 사람들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의 이성이라는 것이 뇌 어디쯤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돌출된 입 언저리에서 단순하게 소리 언어로만 존재하는 것인가......
융은 말한다. "삶의 심각한 문제들은 결코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행여나 그렇게 보인다면, 그것은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분명한 징조이다. 어떤 한 문제의 의미와 목적이란 그 해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데에 있는 것 같다. 그것만이 우리가 숙맥이 되고 석화(石化)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리고 분명히 혼자 사는 인생의 문제들의 경우에도 그러하다. - 메이 사튼, 『혼자 산다는 것』, 까치, 1999, p.134.
나는 숙맥이 되고 석화되어 가고 있는 것인가?..... 끊임없이 노력이라는 것을 하고는 있는 것 같은데 언제나 제자리에서 허둥대는 기분은 무엇인지. 지독한 습관 같은 삶. 매일 새벽이면 오늘은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지만 나의 삶은 지독히 조용(?!)하고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삶의 문제가 해결에 있지 않다면 조금씩 가벼워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나의 시간들은 진창이다. 그 진창에 얼굴을 처박고 곡이라도 하고 싶다. 곡-소리의 끝을 듣고 싶다.
"내 삶이 오직 나 자신의 방식이었던 것처럼, 죽음 또한 온전히 내 방식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롤란트 슐츠, 『죽음의 에티켓』, 스노우폭스북스, 2019, p.255.
진창에 허덕이는 사람은 타인의 공감을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공감과 위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 진창과 고통은 혼자만의 문제이기에 모든 아픈 사람은 혼자다. 그저 불안을 끌어안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다이다. 삶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진창과 고통은 발목을 놔주지 않는다. 적어도 나에겐 그런 것 같다. ...... 예쁘게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어떻게 하면 친구에게 예쁜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지구별에서의 삶의 모습들이 예쁜 모습으로 남는다면 이런 진창의 삶도 살만하다고......
갑자기 사진!! 나는 우울하지 않은 것 같다. ㅡㅡ;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다. 아.... 변덕이란.....
새벽 헛소리는 즐겁다. 물론 매일같이 쏟아내는 일기 아닌 일기도 있고, 책을 읽은 후에 짧게 뚜-각거리기도 하지만....
이곳에 헛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는..... 책 사진을 올릴 곳이 마땅치 않다. 그냥 그렇다.
더 쓸 말도 없다. '갑자기 사진'이 나의 정신줄을 놔버리게 한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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