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은 다른 위계 조직들에 확고한 계획성과 관료주의적인 철저함을 주입했다. 군대는 학살 조직에 군사적 정확성, 규율, 무감각성을 조달했다. 산업의 영향은 학살 장소의 공장 같은 효율성은 물론 회계, 절약 그리고 폐품 재활용에 대한 강조에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치’ 당은 전체 조직에 어떤 ‘이상주의’, ‘사명감’ 그리고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관념을 공급했다. 그것은 실로 하나의 특별한 역할을 부여받은 조직사회였다. 엄청난 대량학살을 저지르고 있었음에도 이 거대한 관료조직은 올바른 관료적 절차, 정확한 규정의 미세한 차이, 관료제적 규제의 소소한 사항, 그리고 법의 준수에 관심을 기울였다. (중략) 정확성, 속도, 명확성, 서류에 대한 지식, 연속성, 신중함, 통일성, 엄격한 복종, 마찰의 감소, 물질적 비용 및 인건비 절약, 이런 것들은 엄격하게 관료적인 행정에서 최적의 지점까지 끌어올려진다. 관료제화는 무엇보다도 순전히 객관적 고려에 따라 행정 기능을 전문화한다는 원칙을 관철할 최적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업무의 ‘객관적’ 이행이란 계산 가능한 규칙에 따라 ‘개인을 고려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함을 의미한다.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中, 지그문트 바우만
괴물로 변한 국가 권력.
사회 국가, 복지국가로 가고 있는 현대 국가들은 필연적으로 행정국가적인 경향을 보인다. 이런 행정국가는 많은 수의 공무원을 필요로 한다. 그러기에 현대 국가의 범죄는 몇 명의 정신 나간 소수의 독재자에 의해서 자행되던 전근대 범죄와는 구별된다. 복잡한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현대 국가에서는 소수 독재자만에 의해서 거대한 범죄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기에 현대 국가의 범죄는 소수 독재자들의 야욕과 그들에게 복종하는 다수 봉사자들의 협력에 의해 현실화된다.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독재 권력의 전횡에 참여하거나 방관할 때에만 비로소 괴물이 된 국가는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은 채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행동하는 관료들. 관료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관료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국가(정부)를 감시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요원하다. 모두가 손안에 정보창고를 지니고 살아가는 시대라지만 인터넷은 이른바 '지식 부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이롭지만, 정보의 진위나 가치를 판단할 능력이 없는 '지식 빈자'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에코는 '인터넷의 역설'이라고 했던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정보 또는 힘의 원천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열흘 정도 모니터 없이 살았다.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활용하지 않던 스마트폰을 활용하려고도 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시간들. 그리고 어제 모니터 도착. 바로 한 일이란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지른 일. 연말을 에곤 실레와 보내서 그런지 뇌가 서걱거린다. 엉망인 왼쪽 귀와 엉망인 왼 손.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고 시작된다. 지구별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2017년도 안녕하길......
'米佛(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0120 설렘 (0) | 2017.01.20 |
---|---|
惡夢. (0) | 2017.01.13 |
20161220 (0) | 2016.12.20 |
201611 (0) | 2016.11.05 |
20160904......!! (0) | 2016.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