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 안에서 이러저리 뒹군다




  나는 이 세상에서 나 자신보다 더 이상하고 놀라운 것을 본 적이 없다. 온갖 기이한 것도 시간이 흐르고 습관이 들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러나 나를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그리고 나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기형적인 모습에 놀라고 나 자신을 이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p.34.


'아무도 자기 안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페르시우스

하지만 나는 나 자신 안에서 이리저리 뒹군다. - 미셜 에컴 드 몽테뉴,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몽테뉴 수상록 선집, 책세상, 2016, p.104.




매일매일 무언가를 일기 아닌 일기장에 배설하고 있어서 일까? 이곳에 무언가를 뚜각거리는 것에 목말라하지 않는다. 시간은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잘도 흘러가는구나. 2019년이 되고 작년과 같은(?) 특별하지 않은 시간들이 흘러간다. 여전히 책을 지르고, 지른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궁리(?!!!)를 하고, 거리를 휘청거리며 걷는다. 걷는 것이 힘겹지만 아직은 버틸만하다. 다른 것은 없다. 내일이 오늘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감은 간혹 하루치의 시간들을 감당할 수 없게도 하지만 이것 역시 삶이니까 버틸만하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을 테니까. 아니 다들 그렇게 존재하고 있을 테니까. 나만 그런 것은 아닐 테니까. 



ㅁ - 너무 심심해요. 재미있는 일들이 없고, 시간이 정말 안가네요. 

투투 - 자기는 여기가 천국인 줄 아세요? 여긴 천국이 아니에요. 어쩌면 우린 우리 별에서 벌을 받아 이곳에 왔을지도 몰라요. 

ㅁ - 이건 좀 억울하네요. 전 그냥 딸려 온 것 것인데.

투투 - 정말 그건 좀 억울하실 것 같아요. 미안요. ㅡㅜ

ㅁ - 그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투투 - 그러게요. 정말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나는 지구별에서 나보다 더 이상하고 별난 것을 본 적이 없다. 지치지도 않고 온갖 기이한 짓거리들과 지독한 습관의 반복들, 나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해괴한 모습에 스스로 놀라고 타인들과 관계 맺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나 자신 안으로 기어들어가 이리저리 뒹굴게 된다. 음...... 몽테뉴의 수상록을 첫 장부터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감탄하고 또 감탄하게 된다. 위에 뚜각거려 놓은 글은 왠지 기분이 좋아져서 옮겨 놓은 것이지만 다른 글들은 짙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게 된다. 고전이 주는 즐거움이 좋다. 책이 좋다. 물론, 모든 책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영화를 보고 원작을 찾아 읽는 짓거린 잘하지 않는 편인데 요 근래 좋아하는 영화가 있으면 원작이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영화 ost도 찾아 듣게 되고...... 혼자 놀기에 부족함이 없다. 왕따 본능은 불치병인가? 글자들의 노예로 산다는 것도 불치병 같기도 하다. 더욱이 얼마 전에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면서 5년만에 일러랑 뽀또샵을 깔았다. 혼자 놀기에 이만한 놀잇감도 없다. 혼자서도 잘 노는 것을 보니 살만은 한가 보다. 단순해 단순해...... 아침이 밝아 온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겨울이 물러가고 여름이 오고 있다. 살만하군, 살아 존재할 만 해...... 투정 금지!! 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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