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4 읔......
문학, 그것도 세계 문학에 다가간다는 것은 국가적 허영심, 속물 근성, 강제적인 편협성, 어리석은 교육, 불완전한 운명, 불운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문학은 광활한 현실로, 즉 자유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권이었습니다. 문학은 자유였습니다. 특히 독서와 내면의 가치가 엄청난 도전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도 문학은 자유입니다.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이후, 2011, p.214.
지구별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호흡하고, 함께 호흡하는 생명체들과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망가져 가는 지구별을 바라보고, 허물어져 가는 생명 존중과 고통받는 생명체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며 그 속에서 호흡하고,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며 존재한다는 것은 말이다. 이렇기에 살아남아야 한다는 이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살아남아야 할 이유는 없으나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수전 손택의 자유처럼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문학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만 그런 것일까?
새벽 4시, 눈을 뜨고선 일어나야 하나 더 자야 하나 뭉기적 대다가 일과를 시작한다. 내 맘대로 운동을 하고 잠이 들었었다는 흔적들을 지우고 진한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올해 들어 시작한 새벽 산책을 한다. 산책은 내 맘대로 운동만큼이나 중독성이 짙다. 새벽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고, 마치 텅 빈 세트장을 홀로 걸어 다니는 것과 같은 기분은 묘한 매력을 불러온다. 그리고 산책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 한 구석으로 겸손이 찾아온다. 나는 너무 나태해라는 자책과 함께 말이다. 나는 너무 늘어져 있다. 그렇다고 늘어지는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매일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시간들을 보낸다. 이기적 이게도 타인과 나의 시간을 나눠 쓰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일방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전화를 참지 못하고, 계획에서 벗어나는 일들에 적응하기를 거부한다. 이렇게 이기적이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쩝...... 인간관계의 폭이 좁아진다. 핑계를 찾자면 좋아하는 공부 탓이다. 싫지 않은 공부. 싫지 않은 시험. 싫지 않은 과제. 싫지 않은 몰입의 시간들. 사람보다 혼자 누리는 몰입이 좋다. 왕따 본능인가..... 읔.
날이 밝아 온다. 조금씩 조금씩 여름도 오겠지. 여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
특별한 약속 없는 주말.
세 잔째 마시고 있는 사약 같은 커피.
계속 읽어야 하나 이제 그만 읽어야 하나 매년 고민을 하게 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그리고 우리 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호인지 오른쪽 어깨가 간질거린다. 날개가 나오려나.....
새벽 헛소리는 즐겁다. 아니 즐겁진 않다. 아니 즐거운가. 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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