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을 피하기 위한 방안;

 

 

...... 만약 사람들이 어려운 삶의 순간마다 그저 분하게만 여긴다면, 그들은 진정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불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복도 함께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죠. 불행하게도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중략) 은퇴를 하고 난 후, 저는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저에게 이런저런 일들을 하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 어려움도 없이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연금도 나왔으니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어요. 근데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비극이었죠. 바로 이러한 이유로 저는 생산적인 활동에 매진하기 시작한 겁니다. 스스로 어려움을 만들어서 자신에게 부과한 것이죠. 이제껏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읽지 못하고 쌓아두었던 문학 작품들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이러한 노력들은 엄밀히 말해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기보다는 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것이 바로 불행이 우리 삶에서 갖는 가장 고결하고 위대한 지점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의미 없음입니다. 당신의 삶이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하게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p.104.

 

살아간다는 것은 실패나 패배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사라집니다. 우리는 늘 이런 실패의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만 하죠. 또한 이것은 희망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성공에 대한 보장 없이도 우리는 무언가 희망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희망하기를 멈출 때, 우울한 기운과 불길한 예감이 당신을 덮칠 것입니다. 그렇기에 희망을 잃지 않는 것만이 우리 삶에서 가능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끝없이 시도하기를 멈추지 않을 때, 모든 것은 괜찮아질 겁니다. / 지그문트 바우만, 『희망, 살아 있는 자의 의무』, 궁리, 2014, p.202.

  

 

바우만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소소한 위안을 얻는다. 나는 독에 빨리고 있는 것이 아니고, 기를 쓰고 길만 내며 살고 있는 것 역시 아니며, 자기 착취에 빠져 허우적 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을 피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것이다. '행복', '몰입', '앎' 그리고 그 앎이 '함'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그가 형성하도록 도와준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 마크 롤랜즈 ......

 

 

1월 1일, 외계인이냐는 소리를 두 번 들었다.

1월 2일, 작년에 주문한 책을 받아 들고 혼자 킥킥-대며 좋아했다.

1월 3일, 단지 '중고책'이라는 이유를 들며 장바구니 가득한 책을 질렀다.

1월 4일, 선행학습을 할 것도 아닌데 미리 질러버린 교재들이 잔뜩 도착했고, 단지 '중고책'이라는 이유를 들며 지른 책들 역시 도착했다.

그리고 1월 5일, 해가 바뀌었으나 변한 것은 없다. 같은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같은 일과를 시작하며, 여전히 느리게 오는 아침을 기다린다. 변한 것은 매일같이 마주하던 酒님을 마주하지 않아도 외롭지 않고, 인위적으로 아픔을 망각하게 하는 의약품에 의존하지 않고, 요란한 꿈을 꾸고 심장을 부여잡고 일어난다는 것이다. 굳이 계획이나 다짐 따위를 정하지 않아도 삶은 계속될 것이고, 단순한 나는 지치지도 않을 것이다.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에 안도하며, 하루하루 매일같이 자전을 하는 지구별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구별에서의 삶이 흥미롭고 신나길 바랄 뿐이다. 피투被投 된 삶을 기투企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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