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꿈 같은가 현세의 거친 들에서 그리 예쁜 일이라니
나 돌이켜 가고 싶진 않았다네 진저리치며 악을 쓰며 가라 아주 가버리라 바둥거리며 그러나 다정의 화냥을 다해
온전히 미쳐 날뛰었던 날들에 대한 그리움 등꽃 재재거리던 그밤 폭풍우의 밤을 향해
나 시간과 몸을 다해 기어가네 왜 지나간 일은 지나갈 일을 고행케 하는가 왜 암암적벽 시커먼 바위 그늘 예쁜 건 당신인가 당신뿐인가
인왕제색커든 아주 가버려 꿈 같지도 않게 가버릴 수 있을까,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내 몸이 마음처럼 아픈가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사, 1992, p.57.-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생각나는 요즘 나는 당신이 그리운가 우울은 잔등에 앉아 곡을 한다
다시없을 지난 시간들이 다시없을 아름다운 기억들이
가을바람을 타고 되돌아와 나를 흔든다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내 몸이 마음처럼 아픈가
나의 마음이 손가락 끝에 앉아 통증을 이야기한다 아프다 휴-